독스모그 뿜는 베이징 공장 103곳 무기한 가동 중지

중국이 수도 베이징(北京)의 독성 스모그(중앙일보 1월 30일자 10면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100개가 넘는 기업들의 공장 가동을 무기한 중지시켰고 야외 건설현장도 잠정 폐쇄했다. 시는 또 공기오염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관련 법 제정도 서두르고 있다.

 베이징시는 30일 시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최악의 스모그로 인한 공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대책으로 시 내외 103개 기업에 대한 생산활동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업종은 화공과 건자재, 야금(冶金) 등 오염물질 배출이 비교적 많은 중대형 공장들이다. 시 정부는 그러나 구체적인 기업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날 베이징의 가시거리는 200m 전후로 지난 27일 이후 나흘째 스모그 경보 최고등급인 오렌지 경보가 유지됐다.

 시는 또 시내 모든 건설현장의 작업을 29일부터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작업중단에 따른 기업들의 손해는 일정 범위 내에서 보상해 준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 교통국은 1만여 대의 공무차량 운행도 30% 줄였다. 200대의 버스를 추가로 투입해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로 했다.

 베이징시는 이 같은 긴급조치와 함께 스모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안에 대기오염 방지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조례에는 공기가 오염됐을 경우 오염물질 생산자는 자동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배기가스 배출이 많은 자동차 역시 운행을 중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자동차가 3분 이상 정지할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엔진을 끄도록 하는 규정도 고려 중이다. 이와 함께 강풍이 불면 건설공사장은 자동으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공기오염이 심한 일정지역에선 아예 차량운행을 금지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중국과학원과 베이징대, 칭화(淸華)대의 환경보호 전문가들은 음력 설인 춘절(春節) 때까지 스모그가 지속하면 폭죽놀이를 금지 또는 제한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폭죽을 대량으로 터뜨릴 경우 가뜩이나 심각한 스모그 현상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편 신화왕(新華網)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를 비롯한 중국 중·동부 지역에 이달 들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스모그가 계속되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집집마다 문을 꽁꽁 닫아라” “기관지 약을 준비하고 특수 마스크를 식초에 삶으라”는 등의 스모그 대처 행동요령도 널리 전파되고 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출처 - 중앙 일보

 
© 2012 All Rights Reserved
辽ICP备17016904号-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