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을 감동시켰던 러브스토리 ‘사랑의 돌계단(爱情天梯)’의 여주인공이 세상을 떠나 대륙이 슬픔에 잠겼다.
현대쾌보(现代快报)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충칭시(重庆市) 장진구(江津区) 중산진(中山镇) 가오탄촌(高滩村)에 거주하는 쉬차오칭(徐朝清) 노인이 지난달 30일 저녁 10시, 향년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랑의 돌계단’은 중국 언론에서 선정한 ‘10대 러브스토리’ 중 하나로 선정됐을 정도로 유명한 러브스토리로 지난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52년, 당시 16살이었던 충칭의 청소년 류궈장(刘国江)은 자신보다 10살 많은 과부 쉬차오밍을 짝사랑했다. 류궈장은 4년 동안 그녀의 가사일을 돕고 물을 길어나르는 등 자신의 사랑을 고백했고 쉬차오밍도 결국 그의 마음에 감복해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당시의 통념으로는 두 사람의 사랑은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허락받을 수 없었다.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갖은 비난을 견디다 못한 두 사람은 1956년 8월, 사랑의 도피를 택했다. 이들의 소식은 이후 아무도 알 수 없었다.
40여년이 지난 2001년 가을, 한 관광객이 충칭의 고지대를 여행하던 중 인적이 드문 산골짜기에서 두 노인이 집을 짓고 생활하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류궈장 부부로 이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외부와 단절된 두 사람만의 세상을 만들었다.
류궈장 부부는 조악한 농기구로 땅을 일궈 먹을거리를 마련했으며 기거할 집도 지었다. 특히 류궈장은 아내가 이동할 때 안전한 이동로를 확보하기 위해 위해 망치와 정으로 돌을 쪼아 돌계단을 만들었다. 그렇게 그가 만든 돌계단은 무려 6천계단이 넘는다.
이같은 부부의 사연은 당시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2007년, 류궈장 노인이 세상을 떠나고 12월 18일 열린 그의 장례식에는 시민 수백명이 가오탄촌을 찾아 애도했다.
한편 ‘사랑의 돌계단’으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준 부부를 기념하기 위해 26억元을 투자해 관광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 측에 따르면 류궈장-쉬차오칭 부부가 50여년간 거주했던 집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류궈장 노인이 직접 만든 돌계단 주변에 가드레일을 설치할 계획이다. [강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