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공사장서 족쇄 찬 어린 남매

나무판자 등 공사용 자재가 쌓인 공사장의 한구석에 쇠사슬로 손발이 묶인 두 아이가 있다. 아이들은 낡은 옷차림을 하고 있으며 바닥에는 담요 등이 어지럽게 깔려 있다. 한 아이는 바닥에 널린 담요를 입에 물고 있다.

광저우(广州) 지역신문 신콰이바오(新快报)가 17일 소개한 바이윈구(白云区) 장 한구석의 풍경이다.
 
스징환자오촌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공사장 주변에서 3~4살로 보이는 어린아이 두명이 쇠사슬에 묶인 채 공사장에 있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주민들은 “지나다보면 아이들이 쇠사슬에 묶인 채로 멍하게 가만히 있거나 울고 있어 보기가 안쓰럽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로 각각 3, 4세가 된 두 아이는 이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 취안(全)씨의 자녀이다. 취안씨는 “형편상 유아원에 아이를 맡길 수 없어 아이들을 데리고 출근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행여 다치거나 길을 잃을까봐 공사장 한구석에 쇠사슬로 묶어놨다”고 설명했다.
 
또한 “위험한 줄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며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잘 컸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광저우자원봉사자행동지도센터 관계자는 “취안씨의 사례는 외지 출신의 일용직 근로자가 대도시에 와 일하면서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다”며 “최근 정부는 사회복지센터를 설립하고 이같은 근로자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취안씨의 행위는 ‘미성년자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다”며 “사정은 딱하지만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만큼 취안씨는 관련 기관에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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