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 원정출산으로 태어난 대륙 아이들로 인해 홍콩 유치원 입학이 어려워졌다고 홍콩 남화조보(南华早报)가 지난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입학 시즌을 맞은 홍콩 유치원에는 정원을 훨씬 초과한 신청인원이 몰렸는데 이 중 대부분이 홍콩에서 원정출산을 한 중국 대륙 출신 아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전(深圳)과 인접한 홍콩 상수이(上水) 지역의 펑시(凤溪)유치원의 경우, 지난 9일 신입생 신청을 받기 시작했는데 정원이 240명이지만 이날 낮에만 500명이 넘는 아이의 학부모가 유치원을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유치원 관계자는 “신청기간 동안 최소 1천4백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상수이 지역의 후이저우(惠州)유아원에도 정원이 120명이지만 지난달 말까지 무려 800명이 신청했다.
펑시유치원에서 4시간을 기다렸다는 홍콩 주민 린(林)씨는 “아이의 유치원 입학을 위해 세곳이나 돌아다녀야 했다”며 “유치원마다 모두 면접을 봐야 해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신문은 “이같은 유치원 입학난의 원인은 홍콩에서 출산한 중국아이들이 유치원 진학 연령이 돼 다시 홍콩으로 되돌아왔기 때문”이라며 “(중국 대륙과 인접한) 홍콩 북부 지역의 유치원의 입학난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고 전했다.
홍콩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홍콩에서 태어난 중국 아이들은 3만3천명이었으며 지난해에는 3만5천명으로 늘어났다.
홍콩에 태어난 아이들은 ‘홍콩 시민권’을 취득해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까지 12년 동안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홍콩에서 자녀를 출산한 학부모들은 홍콩으로 되돌아와 자녀를 유치원에 입학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같이 유치원 입학난이 사회문제로 떠올랐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펑시유치원 량원샨(梁文珊)원장은 “교육자로서 홍콩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신청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 역시 “원정출산으로 태어난 대륙 아이들 중 얼마나 홍콩으로 돌아오는지 파악이 어려워 대책 마련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홍콩 특정지역의 입학난이 심각한만큼 다른 지역에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