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0년 역사로 보는 오늘과 내일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주당 830여 편의 비행기가 날아다닌다. 일주일에 830번이면 하루에는 약 120번, 이것을 하루 24시간으로 나눠보면 1시간에 5번이다. 거의 10분 간격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셈이다. 웬만한 시내버스의 운행 간격보다 한중 간 비행기 노선이 더 많다는 말이다. 두 나라는 그렇게나 뜨겁게 가까워졌다.”

한중수교 20년사를 담아낸 책 “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1992-2012”에서 저자 곽대중이 강조한 말이다. 올해는 한국과 중국이 이념을 초월해 수교를 맺고 급물살을 타고 달려온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양국의 관계발전, 교역규모 정도에 비해 양국 정부는 이상할 정도로 담담하고 조용하게 20주년을 맞이했다. 장사치들만 사람을 모아볼 요량으로 20주년을 간간이 강조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곽대중 저자가 한중수교 20년의 역사를 정리했다. 수만 수십만의 대중이 모인 경축행사보다 더한 무게감이 실린 책이다.
 
지난 20년의 역사를 경제, 사회, 문화, 정치 등 다방면에서 되돌아보는 것은 미래 20년을 준비하는 실사구시적 ‘경축행사’이다. 하지만 한국에도, 중국에도 한중 양국의 교류역사를 정리해낼 수 있는 이론가는 많지 않다. 중국에서 공부하고 사업하는 한국인은 많지만 사회과학을 공부하고 중국 사회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과 경제교류의 인연을 쌓은 중국인도, 한국에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도 많지만 중국 이론가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깊지 못하다.
 
사회과학을 공부하고 사회주의 운동에 참가했으며 중국에서 사업을 한 이론가가 있었기 때문에 한중 20년사가 정리될 수 있었다. 저자 곽대중은 한중수교 20년사를 준비하며 한국의 국회의사당 도서관과 한중 양국의 인터넷을 모두 뒤져 한국과 중국에서 지난 20년의 자료를 모두 모았다. 주관적 경험담이나 부분적 전공 이론의 연장선에서 진행된 집필이 아니라 방대한 자료를 모으고 핵심적 내용을 정리해 20년 역사의 맥을 짚었다.
 
청년지식인으로서의 사명감, 이론가로서의 본능적 욕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장은 세인의 주목을 받지 못할 책이지만 한중 간 역사의 무게감이 더해질수록 빛이 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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