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초등학교 시험에 엄마도 모르는 단어가..

한국의 교과 과정이 도마위에 올랐다. 초등학교 1학년생의 시험문제에 어른들도 잘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단어가 나오고, 10살이 안된 어린이가 유추하기에 난해한 문제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학원을 보내거나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대학강사 박 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의 1학기 국어 교과서를 보고 기가 막혔다. ‘앙감질로/깡충깡충/뛰어오다가//깔깔대며/배틀배틀/쓰러집니다’라는 피천득 작가의 시 ‘오는 길’를 보고서다. 아이는 ‘앙감질’이 뭔지, ‘배틀배틀’이 뭔지 이해하지도 못하고, 받아쓰기 시험까지 봤다. 교과서에는 주석으로 ‘앙감질: 한 발을 들고 한 발로만 뛰는 짓’이라고 돼 있다. 박씨는 “주석은 마치 부모더러 보라고 달려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입학 후 한달 가량은 한글의 획 등 기초적인 것을 배우지만, 한달 정도 지나면 갑자기 통달할 수준의 국어를 요구하고, 단원평가는 마치 수능 시험 문항을 보는 것 같다. 국어가 학습능력의 기초인데 국어가 갑자기 어려워지고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다른 과목에서도 뒤처지게 된다.
 
특히 교과서 지문을 토대로 한 단원평가 문제들은 어른도 선뜻 답하기 어렵다. 박씨의 아이가 1학기 때 본 단원평가에는 거인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가 없는 지문을 내놓고 ‘글에서 거인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쓰시오’라고 요구하고,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에서 은구슬이 무엇을 뜻하는지 은유를 물어본다. 친구들 앞에서 자기 소개를 하는 바른 자세를 물어보는 문항은 ‘작은 목소리로 조용조용 말합니다’’발밑을 바라보며 겸손하게 말합니다’등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제시문을 모두 오답으로 처리하고 있다.
 
박씨는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수준의 시간표를 편성하고 문제집을 풀게 하며 스트레스를 주는 이유가 있더라”며, 어려운 초교 1학년 국어 과정을 비판했다.
 
이에 한국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현행 교과과정은 초교에 입학해서 한글을 깨치도록 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새로운 국정교과서를 도입하는데, 현재 여러 의견을 듣고 최종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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