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에서 일어났던 7세 여자아이 유괴•살해 사건 용의자가 55년 만에 검거됐다.
지난 9일 시카고 트리뷴 등 외신에 따르면 1957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모어에서 마리아 리덜프(당시 7세)라는 소녀를 유괴•살해한 혐의로 전직 시애틀 경찰관 잭 다니엘 맥컬로(72)가 55년 만에 법정에 섰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시 17세였던 용의자 맥컬로는 눈이 오던 날 밤 집 앞에서 친구와 놀고 있던 리덜프에게 “업어주겠다”고 말하며 접근했다. 리덜프와 함께 있던 캐시 시그먼(63•당시 8세)은 “무엇인가를 가져오려고 집에 들어갔다가 잠시 후 나오니, 리덜프는 사라진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실종 직후 경찰은 리덜프를 찾기 위해 인근 8개 주 도로를 봉쇄하고 자원봉사자 2000여명과 함께 수색을 벌였다. 결국 리덜프는 실종된 지 다섯달만인 1958년 4월 자택에서 160km가량 떨어진 조 데이비스 카운티 고속도로 인근 숲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 ‘존 테시어’란 이름으로 살던 맥컬로는 용의 선상에 올랐지만, 부모가 그의 알리바이를 들이대 아무 일 없다는 듯 군에 입대했다.
1960년대 초에 제대한 그는 고향 시카모어에서 서부 워싱턴주로 이사하면서 이름을 바꾸고 경찰이 됐다. 1980년엔 10대 가출 소녀를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제복을 벗었다.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은 맥컬로의 전 여자친구의 증언으로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전 여자친구는 ‘그가 사건에 연루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고, 맥컬로의 여동생 2명도 1994년 어머니가 사망하기 전 “맥컬로가 리덜프 사건에 연루됐다”고 말한 사실을 수사 당국에 증언했다. 여동생들은 법정에서도 이를 증언할 예정이다.
그러나 맥컬로의 국선 변호인단은 “55년 전 사건을 일부 증인들의 희미한 기억에 따라 판단할 수는 없다”며 검찰에 팽팽히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