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중국인 음주습관
중국의 괜찮은 식당에는 보통 녀종업원이 술을 따라준다. 대개 왼손을 엉덩이에 대거나 허리에 차고 오른손(왼손잡이면 왼손으로)을 앞으로 쭉 내밀어 술을 붓는다. 한국인이 보기에는 기가 막힌, 술맛이 딱 떨어질 자세이다.
중국인과 한국인의 음주습관은 엄청나게 다르다. 위에 말한 것은 그중의 한 례에 불과하다. 필자는 한국인 음주습관 6가지를 살펴 중국인에게 종종 가르치며 한국인과 술을 마실 때는 이를 지켜야 한다고 충고하곤 한다.
① 자기가 술을 붓건, 타인이 붓는 술을 받건 두 손을 쓰며 왼손잡이도 오른손을 써야 한다. 거리가 멀어 손이 닿지 않으면 왼손을 오른 손목 또는 오른팔에 대거나 앞몸에 대도 두 손을 쓴 것으로 인정한다. 단 년장자가 년소자에게 부을 때는 한손을 써도 괜찮다.
② 술을 년령의 순서로 부어야 한다(단 대접해야 할 특정 손님에게 먼저 붓는 것은 년령에 구애받지 않음). 중국인들은 앉은 순서대로 붓는 것이 상례이므로 20대 청년에게 먼저 붓고 60대 로인에게 그 다음에 부어도 괜찮다.
③ 자기 술을 제 손으로 붓지 말아야 한다. 즉 자작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인은 자작도 상례이며 어떤 술상에서는 아예 자작하며 마신다.
④ 윗사람이 동석했을 때 얼굴을 그 사람의 반대쪽으로 돌리며 술을 마셔라. 중국인은 젖비린내가 나는 놈이 백발이 성성한 로인의 턱밑에 다가서서 로인과 잔을 부딪치며 《건배! 》해도 괜찮다.
⑤ 잔이 비기 전에는 술을 붓지 말라. 즉 첨잔하지 말아야 한다. 아마 한국인은 죽은 자에게 제사지낼 때 첨잔하므로 첨잔을 싫어하는 듯하다. 중국인은 첨잔이 상대방을 존경하는 뜻이라 여기므로 오히려 더 례의적이다.
⑥ 자기가 마시고 난 잔으로 상대방에게 술을 권하라. 즉 이미 술을 다 마신 자기의 빈 잔을 상대방의 손에 쥐어주고 그 잔에 술을 부어 상대방이 마시게 하는 것으로 례의를 표시한다.
《각자가 자기의 음주습관을 지키면 그뿐이지 구태여 한국인의 음주습관을 따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중국인들도 있다. 《한국인의 습관이 중국보다 더 미풍양속이므로 당연 그 습관을 따르라》라고 필자는 권고한다.
사실 ①∼④는 유교정신, 미풍양속으로 풀이되는데 ⑤는 개운치가 않으며 특히 ⑥이 걸린다. 잔을 주고받음으로 하여 너무 빨리 마셔 신체건강에 해로우며 위생에도 불리하다.
부언할 것은 중국인은 어떤 술을 마시냐를 꽤나 따진다. 소주의 경우 고농도(52도 이상)와 저농도(38도 좌우), 향냄새의 유와 무, 가격(한화 10만원이하 정도, 5만원정도, 1만원정도) 등. 또한 수수(高粱)로 빚은 소주라야 좋은 술로 인정한다.
이에 반해 한국인은 무작정 《참이슬》이 아니면 《처음처럼》이고 18도 좌우이며 알코올 희석주도 개의치 않는다.
출처:조글로 /정인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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